[ 開箱文12월 (12 月) |  스치다 (擦身而過)  | 사랑이라는 이유로 (因為是愛) |
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(太痛的愛不是愛)  | 이등병의 편지(二等兵的信) ]

 

이등병의 편지(二等兵的信)

집 떠나와 열차 타고

훈련소로 가는 날

 

부모님께 큰절하고

대문 밖을 나설 때

 

가슴속엔 무엇인가

아쉬움이 남지만

 

풀 한 포기 친구 얼굴

모든 것이 새롭다

 

이제 다시 시작이다

젊은 날의 생이여

 

친구들아 군대 가면

편지 꼭 해다오

 

그대들과 즐거웠던

날들을 잊지 않게

 

열차 시간 다가올 때

두 손 잡던 뜨거움

 

기적 소리 멀어지면

작아지는 모습들

 

이제 다시 시작이다

젊은 날의 꿈이여

 

짧게 잘린 내 머리가

처음에는 우습다가

 

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

굳어진다 마음까지

 

뒷동산에 올라서면

우리 마을 보일런지

 

나팔소리 고요하게

밤하늘에 퍼지면

 

이등병의 편지 한 장

고이 접어 보내오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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